“ 마음 깊은 울림을 안고 나아가는 여정 ”

처음 총신가정폭력상담소에 들어섰을 때가 기억납니다.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 어떤 감정을 마주하게 될까, 그리고 내가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기대보다는 조심스러움과 무거운 책임감이 앞섰던 기억이 납니다. 과연 이곳에서 실습을 할 수 있을지 떨리는 마음을 안고 소장님과의 첫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정인이’ 사건을 이야기하시며 안타까움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마주하였습니다. 그런 소장님의 열정을 마주한 후 총신가정폭력상담소에서 실습을 하고 싶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총신가정폭력상담소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하면서 ‘내가 변해야 나의 가정이 변하고 나의 가정이 변해야 지역사회가 변할 수 있고 더불어 사회복지사가 변해야 클라이언트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치철학 아래에서 내 자신이 먼저 끊임없이 공부하고 훈련하여 변하여야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인간적인 자질과 소양에 대한 철학, ‘사람이 귀하다. 사랑이 귀하다. 사람 사랑이 귀하다.’는 문구는 어떠한 사회복지사로 나아가야 할 지 기준이 되는 나침반과도 같았습니다.

실습 훈련 중 나 자신을 만나며 지난 나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내 안에 상처를 인식하고, 나 자신을 진정으로 보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 탐색하면서 이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내적 평안함을 찾게 되었고, 평안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단순히 공감하는 방법과 상담하는 기술을 넘어 어떻게 인간관계를 형성할 것인가 어떠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고민해 보는 시간을 보내면서 내 안에서부터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습이 진행될수록 본원은 단순히 상담소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의 기술만을 익히는 곳이 아니라 가정폭력, 성폭력, 교제폭력, 아동학대, 직장 내 성희롱 등이 발생하는 원인을 탐구하고, 어떠한 방법으로 연계지원을 하여야 하는지 탐색하고 집단지성과 지혜가 한데 모이는 이 자리는 상처받은 마음이 머무를 수 있는 쉼터이자, 다시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출발점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희망의 디딤돌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움을 주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상담소를 바라보았지만 실습 훈련을 거듭할수록 상담(사회복지서비스)은 단순한 조언이나 정보 제공을 넘어 삶의 회복을 위한 동행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피해자를 바라볼 때 불쌍하게만 바라보거나 때로는 그러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협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곁에 서서 함께 머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사회복지현장 실습은 단순한 경험을 넘어 제 가치관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사람을 향한 관심과 연민, 그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고, 개인적인 것 뿐만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사회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실습 경험을 바탕으로 더 민감하고 성찰적인 시각으로 사회복지를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나의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나눔을 실천하고자 다짐해보았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실습의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