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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국가가 생존 여부조차 알 수 없는 2015~22년생 '출생미신고 아동'이 …

최00 23-07-14 14:16 99 1
병원에서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국가가 생존 여부조차 알 수 없는 2015~22년생 '출생미신고 아동'이 2236명에 이른다는 감사원의 6월22일 발표는 한국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10여 일 만에 전국 경찰에 1000건이 넘는 수사 의뢰가 밀려들었다(7월7일 기준). 이 가운데 34명은 사망이 확인됐고, 782명은 소재를 파악 중이다. 지난 한 달여간 이어진 '출생미신고 사태'는 네 가지 그림자를 남겼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 영아 34명 중 11명은 친부모 등으로부터 살인·유기 등 범죄 피해를 당했다. 6명은 친모나 친부에게 직접 살해됐고, 5명은 방치·의문사 등으로 숨진 후 야산이나 쓰레기통에 유기됐다. 나머지 23명은 병원에서 출생 직후 사망하는 등 범죄 혐의가 없어 수사가 종결됐다.

현재까지 검거된 영아 살해 사건의 피의자들은 대체로 '경제적 어려움'과 '임신·출산을 알리기 두려워서'를 범행 동기로 꼽았다. 지난해 9월 생후 5일 된 남아를 교살하고 거제 고현천 일대에 버린 사실혼 관계의 20대 친부와 30대 친모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데 출산 사실을 양가 부모님이 알면 헤어지라 할까 봐 범행했다"고 털어놨다. 부부는 7월7일 구속 송치됐지만, 영아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못했다.

경기도 김포의 한 텃밭에서 7년 전 숨진 생후 6일 영아의 백골 시신이 나온 사건에서도 40대 친모가 "경제적 이유로 양육이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그는 "원치 않는 임신이었는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의 기폭제가 된 '수원 냉장고 영아 살인 사건'의 친모 고아무개씨(35·구속 송치)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범행했다. 남편에게는 낙태했다고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장애아란 이유로 살해된 경우도 있었다. 8년 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난 지 하루 된 다운증후군 남아를 살해한 후 인근 야산에 묻은 40대 친부 이모씨와 60대 외할머니 손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전자검사 결과 아픈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미리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015년 3월 숨진 영아를 찾아 용인시 양지면 일대 야산을 두 차례 수색했지만 결국 시신을 찾지 못하고 7월10일 수색을 중단했다. 과천에서도 다운증후군 남아를 사흘간 집에 방치했다가 사망하자 전남 선산에 암매장한 50대 친모가 붙잡혔다.

경찰은 지금도 900여 건을 수사 중이다. 온라인으로 아이를 팔아넘기거나, 현행법상 국내 출생등록 자체가 불가능해 해외로 출국한 이주아동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사망이 아닌 학대·유기·아동매매 등으로 혐의를 넓히면 더 많은 범죄가 드러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수사에 포함되지 않은 병원 밖 출산에서는 '임신·출산을 알리기 두려운 마음'이 영아 살해의 주요 동기로 작용했다. 지난 5월 김윤신 조선대 의대 교수의 '영아유기·치사 범죄의 법의학적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13~21년 집·화장실·모텔 등에서 태어난 1세 이하 영아가 피해자인 판례 20건(유기치사 10건, 유기 10건)에서 범행 사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출산이 부모 등 가족에게 알려지는 게 두렵다(12건, 중복응답)'였다. 그 뒤를 '경제적 사유(8건)'가 이었다. 20건 중 18건이 미혼자녀였고, 15건이 10·20대 위기산모였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출생통보제의 보완재 성격으로 이런 10대 미혼모 등의 '나홀로 출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산모를 호적에서 가려주는 '익명출산제(보호출산제)'가 거론되지만, 갑론을박이 거센 상황이다. "산모와 아이가 병원에서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는 제도"라는 찬성론과 "양육 포기를 부추기고 미혼모 낙인을 강화하는 제도"라는 반대론이 팽팽하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국 임신 갈등 문제"라며 "부모로서 준비되지 않은 자의 출산에 국가가 개입하는 시스템이 없었다. 낙태죄 폐지 이후 공백이었던 보완 입법을 포함해 위기임신 지원책부터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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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서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국가가 생존 여부조차 알 수 없는 2015~22년생 '출생미신고 아동'이 2236명에 이른다는 감사원의 6월22일 발표는 한국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10여 일 만에 전국 경찰에 1000건이 넘는 수사 의뢰가 밀려들었다(7월7일 기준). 이 가운데 34명은 사망이 확인됐고, 782명은 소재를 파악 중이다. 지난 한 달여간 이어진 '출생미신고 사태'는 네 가지 그림자를 남겼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 영아 34명 중 11명은 친부모 등으로부터 살인·유기 등 범죄 피해를 당했다. 6명은 친모나 친부에게 직접 살해됐고, 5명은 방치·의문사 등으로 숨진 후 야산이나 쓰레기통에 유기됐다. 나머지 23명은 병원에서 출생 직후 사망하는 등 범죄 혐의가 없어 수사가 종결됐다.

    현재까지 검거된 영아 살해 사건의 피의자들은 대체로 '경제적 어려움'과 '임신·출산을 알리기 두려워서'를 범행 동기로 꼽았다. 지난해 9월 생후 5일 된 남아를 교살하고 거제 고현천 일대에 버린 사실혼 관계의 20대 친부와 30대 친모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데 출산 사실을 양가 부모님이 알면 헤어지라 할까 봐 범행했다"고 털어놨다. 부부는 7월7일 구속 송치됐지만, 영아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못했다.

    경기도 김포의 한 텃밭에서 7년 전 숨진 생후 6일 영아의 백골 시신이 나온 사건에서도 40대 친모가 "경제적 이유로 양육이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그는 "원치 않는 임신이었는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의 기폭제가 된 '수원 냉장고 영아 살인 사건'의 친모 고아무개씨(35·구속 송치)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범행했다. 남편에게는 낙태했다고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장애아란 이유로 살해된 경우도 있었다. 8년 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난 지 하루 된 다운증후군 남아를 살해한 후 인근 야산에 묻은 40대 친부 이모씨와 60대 외할머니 손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전자검사 결과 아픈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미리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015년 3월 숨진 영아를 찾아 용인시 양지면 일대 야산을 두 차례 수색했지만 결국 시신을 찾지 못하고 7월10일 수색을 중단했다. 과천에서도 다운증후군 남아를 사흘간 집에 방치했다가 사망하자 전남 선산에 암매장한 50대 친모가 붙잡혔다.

    경찰은 지금도 900여 건을 수사 중이다. 온라인으로 아이를 팔아넘기거나, 현행법상 국내 출생등록 자체가 불가능해 해외로 출국한 이주아동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사망이 아닌 학대·유기·아동매매 등으로 혐의를 넓히면 더 많은 범죄가 드러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수사에 포함되지 않은 병원 밖 출산에서는 '임신·출산을 알리기 두려운 마음'이 영아 살해의 주요 동기로 작용했다. 지난 5월 김윤신 조선대 의대 교수의 '영아유기·치사 범죄의 법의학적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13~21년 집·화장실·모텔 등에서 태어난 1세 이하 영아가 피해자인 판례 20건(유기치사 10건, 유기 10건)에서 범행 사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출산이 부모 등 가족에게 알려지는 게 두렵다(12건, 중복응답)'였다. 그 뒤를 '경제적 사유(8건)'가 이었다. 20건 중 18건이 미혼자녀였고, 15건이 10·20대 위기산모였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출생통보제의 보완재 성격으로 이런 10대 미혼모 등의 '나홀로 출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산모를 호적에서 가려주는 '익명출산제(보호출산제)'가 거론되지만, 갑론을박이 거센 상황이다. "산모와 아이가 병원에서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는 제도"라는 찬성론과 "양육 포기를 부추기고 미혼모 낙인을 강화하는 제도"라는 반대론이 팽팽하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국 임신 갈등 문제"라며 "부모로서 준비되지 않은 자의 출산에 국가가 개입하는 시스템이 없었다. 낙태죄 폐지 이후 공백이었던 보완 입법을 포함해 위기임신 지원책부터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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