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의 극단적선택
시교육청 ?학생마음보듬센터 역시 지난 2018년 1월1일 개소한 이래 정신건강 위기학생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학생들을 상담하고 돌보는 시스템은 마련돼 있었다는 이야기다. 특히 A양은 이미 지난해 '가정 불화'로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 학교나 교육청이 집중해서 돌봐야 할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24시간 내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해당 학생의 발인이 끝난 이후에야 사건 소식을 전해들을 정도로 시교육청은 둔감했다.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이 전무한 셈이다.
?학생마음보듬센터 관계자는 "학교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교육청과 해당 지원청에 사안보고서를 보내줘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오늘 오전 출근 이후에 서부교육지원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알게 됐다. 지원청도 경찰로부터 들었다고 하는데, 학교에서 (사안보고서를) 발송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도 교육청 내 당직실을 통해 관내 학생 관련 사건들은 보고돼야 한다. 하지만 담당 부서인 안전총괄과에서 따로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다"면서 "학교 측에 배포된 '생명존중 자살예방관리계획'에 사안보고서 작성 등 사건 처리 절차가 나와있다. 아무리 경황이 없었다고 하지만, 학교 담당자들이 보고에 신경쓰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지원청에만 보고... "사후조치가 중요"
학교 측도 할 말은 있었다. 사건 당일인 지난 10일, A양이 다닌 학교의 학교전담경찰관(SPO)은 시교육청이 아닌 담당 지원청인 서부교육지원청에 연락해 A양의 사망사건을 알렸다.
이에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 학생부장 등과 연락해 사건 경위 파악에 나섰다.
서부교육지원청 민주시민교육지원과 관계자는 "당시 학교전담경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학교 학생부장과 급히 통화했다. 학교 폭력 가능성 등을 물은 뒤 학교 측의 사후 조치에 대해 안내해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서부교육지원청은 교육청에 곧바로 보고하지 않았다.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데다 지원체계 마련이 훨씬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관계자는 "사고사인지 극단적 선택인지에 따라 보고 체계와 양식이 다르다. 사인 결과를 토대로 보고하는 게 빨리 보고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입장에서 1차적 협력관계는 교육지원청"이라면서 "지원청은 교육청 산하기관이니 교육청에 보고했다고도 볼 수 있지 않나. 중요한 건 피해 학생 상황 파악이랄지 가정 혹은 교육적 지원 등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서부교육지원청은 학교 측에도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사안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일렀다. 결국 시교육청은 최종적으로 '극단적 선택'이라는 결과가 밝혀진 후에야 사안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었다. 24시간 내 긴급보고라는 말이 무색한 지점이다.
● 고위험군이었지만… "사건 예방 못해"
서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에도 가정 내 불화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심리 상담을 받았다. 당시 가정 폭력이 있음을 인지한 학교 측이 수사기관에 신고도 했다. 하지만 별다른 후속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 학생부장 말로는 A양이 지난해에도 가정폭력 관련 학교에서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가정폭력을 인지하고, 신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뒤에 어떤 식으로 상담이 이뤄졌는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역시 A양에 대한 상담이 최근엔 어떻게 진행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 측이 제출한 사안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위기 상황일수록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다. 즉각적인 대응체계 마련은 물론 혹시 모를 2차 사고 우려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면서 "서부교육지원청에서 집단상담 등에 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만큼, 2차 사고나 주변 친구들 심리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양이 재학했던 학교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통화할 수 없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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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새벽 시간대 남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고등학생 A양이 쓰러져있는 걸 주민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은 평소 가정 내 불화로 고통스러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지난해 ?시교육청은 '학생생활교육계획'을 발표하고, 학생들의 자살사고 예방 및 대처 요령등을 소개했다. 계획에 따르면, 교외 자살사건 발생 시 학교는 사건 발생 24시간 이내에 시교육청에 보고하고 위기관리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시교육청 ?학생마음보듬센터 역시 지난 2018년 1월1일 개소한 이래 정신건강 위기학생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학생들을 상담하고 돌보는 시스템은 마련돼 있었다는 이야기다. 특히 A양은 이미 지난해 '가정 불화'로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 학교나 교육청이 집중해서 돌봐야 할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24시간 내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해당 학생의 발인이 끝난 이후에야 사건 소식을 전해들을 정도로 시교육청은 둔감했다.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이 전무한 셈이다.
?학생마음보듬센터 관계자는 "학교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교육청과 해당 지원청에 사안보고서를 보내줘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오늘 오전 출근 이후에 서부교육지원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알게 됐다. 지원청도 경찰로부터 들었다고 하는데, 학교에서 (사안보고서를) 발송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도 교육청 내 당직실을 통해 관내 학생 관련 사건들은 보고돼야 한다. 하지만 담당 부서인 안전총괄과에서 따로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다"면서 "학교 측에 배포된 '생명존중 자살예방관리계획'에 사안보고서 작성 등 사건 처리 절차가 나와있다. 아무리 경황이 없었다고 하지만, 학교 담당자들이 보고에 신경쓰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지원청에만 보고... "사후조치가 중요"
학교 측도 할 말은 있었다. 사건 당일인 지난 10일, A양이 다닌 학교의 학교전담경찰관(SPO)은 시교육청이 아닌 담당 지원청인 서부교육지원청에 연락해 A양의 사망사건을 알렸다.
이에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 학생부장 등과 연락해 사건 경위 파악에 나섰다.
서부교육지원청 민주시민교육지원과 관계자는 "당시 학교전담경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학교 학생부장과 급히 통화했다. 학교 폭력 가능성 등을 물은 뒤 학교 측의 사후 조치에 대해 안내해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서부교육지원청은 교육청에 곧바로 보고하지 않았다.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데다 지원체계 마련이 훨씬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관계자는 "사고사인지 극단적 선택인지에 따라 보고 체계와 양식이 다르다. 사인 결과를 토대로 보고하는 게 빨리 보고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입장에서 1차적 협력관계는 교육지원청"이라면서 "지원청은 교육청 산하기관이니 교육청에 보고했다고도 볼 수 있지 않나. 중요한 건 피해 학생 상황 파악이랄지 가정 혹은 교육적 지원 등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서부교육지원청은 학교 측에도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사안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일렀다. 결국 시교육청은 최종적으로 '극단적 선택'이라는 결과가 밝혀진 후에야 사안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었다. 24시간 내 긴급보고라는 말이 무색한 지점이다.
● 고위험군이었지만… "사건 예방 못해"
서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에도 가정 내 불화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심리 상담을 받았다. 당시 가정 폭력이 있음을 인지한 학교 측이 수사기관에 신고도 했다. 하지만 별다른 후속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 학생부장 말로는 A양이 지난해에도 가정폭력 관련 학교에서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가정폭력을 인지하고, 신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뒤에 어떤 식으로 상담이 이뤄졌는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역시 A양에 대한 상담이 최근엔 어떻게 진행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 측이 제출한 사안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위기 상황일수록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다. 즉각적인 대응체계 마련은 물론 혹시 모를 2차 사고 우려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면서 "서부교육지원청에서 집단상담 등에 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만큼, 2차 사고나 주변 친구들 심리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양이 재학했던 학교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통화할 수 없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