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팔순 앞둔 ‘해로’ 부부의 비극 서귀포시 하예동에서 부인(75)이 남편(77)에게 살해된 사건은 가정폭력의 심각성…
가정폭력은 팔순을 앞둔 70대 후반 해로(偕老)의 부부 가정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가해자는 부인과 다투다가 부인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가격하는 등 둔기를 마구 휘둘러 결국 살해하고 말았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비극이 어디 있으랴. 그동안 가정폭력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느낌이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부부싸움을 비롯한 도내 가정폭력 신고는 1만1680건에 달하고 있다. 한 해에 4000건에 가까운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같은 기간에 경찰이 검거한 가정폭력 피의자도 2244명이다. 이 중 구속된 피의자는 29명이다.
가정폭력 신고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어지간해선 신고하지 않는 걸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짐작된다. 폭력 수위도 단순 손찌검을 넘어 둔기를 사용하는 등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가정폭력이 끊이지 않자 경찰은 가정폭력 사건을 가정보호사건으로 적극 처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가정폭력범을 ‘현행범’으로 즉각 체포할 수 있게 하는 ‘가정폭력처법법 개정법’도 올해 1월부터 시행됐다.
그런데도 가정폭력을 막는 장치는 아직도 허술하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이고 집안일이라며 적극 개입하길 꺼려하고 처벌도 약하다. 최근 3년간 제주경찰에 가정폭력범으로 검거된 후 구속되는 비율이 겨우 1.3% 미만이다.
이래서는 가정폭력을 줄일 수 없다. 생명이나 신체를 위협하는 폭력에 더 이상 관대해선 안 된다. 가정폭력은 어떤 폭력보다도 더 엄중한 범죄라는 인식이 확립될 수 있도록 가해자를 엄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제주지역에는 가정폭력 재발 우려가 있는 가정도 200가구가 넘는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 수가 등급별로 ‘위험’ 등급 120가구, ‘우려’ 등급 140가구로 총 260가구에 달했다.
폭력 중에서도 가정폭력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대상이다. 가정은 모든 일을 시작하는 기본이고, 사회의 근간을 이룬다. 폭력으로 가정이 무너지면 개별적인 비극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곧 다가오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을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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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하예동에서 부인(75)이 남편(77)에게 살해된 사건은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가정폭력은 팔순을 앞둔 70대 후반 해로(偕老)의 부부 가정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가해자는 부인과 다투다가 부인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가격하는 등 둔기를 마구 휘둘러 결국 살해하고 말았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비극이 어디 있으랴. 그동안 가정폭력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느낌이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부부싸움을 비롯한 도내 가정폭력 신고는 1만1680건에 달하고 있다. 한 해에 4000건에 가까운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같은 기간에 경찰이 검거한 가정폭력 피의자도 2244명이다. 이 중 구속된 피의자는 29명이다.
가정폭력 신고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어지간해선 신고하지 않는 걸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짐작된다. 폭력 수위도 단순 손찌검을 넘어 둔기를 사용하는 등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가정폭력이 끊이지 않자 경찰은 가정폭력 사건을 가정보호사건으로 적극 처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가정폭력범을 ‘현행범’으로 즉각 체포할 수 있게 하는 ‘가정폭력처법법 개정법’도 올해 1월부터 시행됐다.
그런데도 가정폭력을 막는 장치는 아직도 허술하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이고 집안일이라며 적극 개입하길 꺼려하고 처벌도 약하다. 최근 3년간 제주경찰에 가정폭력범으로 검거된 후 구속되는 비율이 겨우 1.3% 미만이다.
이래서는 가정폭력을 줄일 수 없다. 생명이나 신체를 위협하는 폭력에 더 이상 관대해선 안 된다. 가정폭력은 어떤 폭력보다도 더 엄중한 범죄라는 인식이 확립될 수 있도록 가해자를 엄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제주지역에는 가정폭력 재발 우려가 있는 가정도 200가구가 넘는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 수가 등급별로 ‘위험’ 등급 120가구, ‘우려’ 등급 140가구로 총 260가구에 달했다.
폭력 중에서도 가정폭력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대상이다. 가정은 모든 일을 시작하는 기본이고, 사회의 근간을 이룬다. 폭력으로 가정이 무너지면 개별적인 비극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곧 다가오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을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